인터뷰

매 순간 반발 앞섰던 그녀의 다음 선택은?

[인터뷰] 박지연 소셜라디오컴퍼니 대표 "비디오 넘어서는 오디오 시대"

2021. 04. 2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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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라이코스코리아, SM엔터테인먼트, 블리자드코리아, 넥슨코리아까지. 모두 박지연 소셜라디오컴퍼니 대표의 이력서에 적힌 회사들이다. 지금은 이름을 말하면 누구나 알만한 화려한 회사들이지만, 박 대표는 대부분 이들이 사업을 시작하던 단계에 합류했다. 
◇ "매 순간이 스타트업…새로운 시도에서 오는 성취감이 매력"
KBS에서 다큐멘터리를 만들다 1999년 초 한국 런칭을 준비 중인 검색엔진 서비스 라이코스로 자리를 옮겼다. 이때 만든 것이 "잘했어 라이코스". 회사는 사라졌지만 지금도 유행어로 남아있는 그 광고를 기획해 라이코스를 빠르게 한국 시장에 안착시켰다. 

SK텔레콤이 라이코스를 인수하며 SK로 소속이 옮겨졌지만, 이때는 온라인 콘텐츠 시장이 막 시동을 걸던 시기, 박지현 대표는 SM엔터테인먼트로 옮겨 음악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전략을 세웠다. 온라인 게임 시장이 떠오르기 시작하던 2003년에는 '스타크래프트'의 블리자드에서 현지화 전략을, 넥슨코리아에서 해외 진출 전략 등의 업무를 맡았다. 

매 순간 큰 회사에서 안정적인 삶을 선택할 수 있었지만, 매번 새로운 것을 선택했고, 그 선택은 얼마 지나지 않아 시대의 흐름으로 떠올랐다. 

"항상 새로운 것을 꿈꿨어요. 항상 더 넓은 곳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고요. 그래서 새로운 제안이 오면 고민을 안하고 꽂혀서 하는 스타일이에요. 지금 보면 다 큰 회사들이지만 제가 합류를 했을 때는 다 새로 시작하는 사업들이었어요. 블리자드도 한국 시장에 진출하던 때라 팀을 꾸리는 것부터 시작해야 했고요. 매순간이 스타트업이었죠. 물론 항상 힘들었지만, 그에 따른 성취감이 크다는 게 매력이랄까요."
◇ "포털→게임→OTT 거쳐…이제는 오디오 SNS"
미국에서 사업을 하게 된 것도 이런 성향에서 비롯됐다. 지금은 명실상부 한국의 대표 게임회사가 된 넥슨코리아에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새로 시작하는 게임 스타트업 아웃스파크의 초기 멤버로 합류하는 것은 일반적으로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 같다.  

특히나 지금은 스타트업이나 실리콘밸리가 성공의 이름이 됐지만, 박 대표가 미국으로 떠나던 때는 2007년, 지금 같은 분위기가 만들어지기 전이다. 

"넥슨에 있을 때 국산 게임을 미국에 가져다 현지화하는 회사를 함께 해볼 생각 없냐는 제안을 받고 실리콘밸리로 가게 됐죠. 사실 큰 고민은 없었던 것 같아요. 아웃스파크에서 많이 배웠고, 내가 직접 하면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미국에서 첫 창업을 하게 됐죠." 

박 대표가 2009년 실리콘밸리에서 처음 만든 회사는 한국의 소셜게임을 미국인들 정서에 맞게 재가공해 페이스북용 게임으로 제공하는 매닉프로그(Manicfrog)다. 2년 반동안 5개의 게임 런칭에 성공했다. 

"당시 게임이 모바일로 빠르게 이동해갔는데, 여기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어요. 결국 사업을 접어야했죠. 하지만 개인적으로 배운 점이 많았어요. 다음 단계를 위한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해요. 덕분에 다시 새로운 일을 도전할 수 있게 됐으니까요." 

이후 방송사 콘텐츠를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제공하는 스타트업 ODK미디어 설립에 참여했다. 지금은 대세가 된 OTT 서비스를 2011년 시작해, 지금은 북남미 포함 27개국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북미에 진출한 한국 콘텐츠 플랫폼 중 가장 규모가 크다.  
 
◇ "비디오 다음은 오디오…감정적 갈증 채워주는 매체 될 것"
이쯤되면 시대를 반발 앞서갔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닌 것 같다. 

"아날로그 미디어인 KBS에서 시작해 디지털로 과감하게 전환했다는 것이 가장 눈에 띄어요. 1990년대 말에 야후가 나오면서 디지털 전환이 시작됐잖아요. 전통 미디어에서 신 미디어로 전환되는 시기에 반발 앞서 이동을 한거죠. 검색, 포털 서비스 등에 있다가 음악으로, 게임으로 이동을 하고요. 그때는 몰랐겠지만 지금 보면 항상 반발 앞선 선택을 했던거죠."(배정융 이사) 

한상 반발 앞선 선택을 보여준 박 대표가 다음으로 주목하고 있는 것은 오디오를 기반으로 한 소셜미디어(SNS)다. 

"틱톡을 보며 비디오를 활용한 소통은 이걸로 끝났다고 생각했어요. 새로운 미디어는 오디오라고 생각했죠. 사실 오디오는 팟캐스트에서 멈춘 후 발전이 없는 상태예요. 오디오 기반의 SNS가 비디오보다 더 커질 것이라 생각해요. 

틴캔의 이용자들만 봐도 그래요. 뉴욕과 시애틀에 사는 이들이 틴캔에서 만나 친구가 됐다고 생각해보죠. 옛날같으면 날을 잡아 물리적으로 만나는 등의 방법을 찾잖아요? 지금은 서로 각자 자기 집 앞의 커피숍에서 만나자고 해요. 각자 커피를 마시며 틴캔으로 대화를 나누는 걸 만남으로 표현하는 거죠. 

이들은 분명 물리적으로는 혼자있지만 함께 있다고 느끼고, 감정적으로 연결됨을 느끼며 교류해요. 현실 세계가 틴캔을 통해 일종의 가상현실인 되는 셈이에요. 이걸 가능하게 하는게 오디오의 힘인거죠. 오디오 시대가 올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요. 비디오보다 더 큰 시장이 될 거예요. 이들의 감정적 갈증을 채워줄 수 있는 매개체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보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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